2월 7일은 한국인 엄마와 방글라데시 아빠 메야수니 사이에서 태어난 메야수함의 돌잔치가 있었습니다. 아빠 수니는 한국에 10년 이상 거주하여 전라도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센터 한국어교실 고급반의 오랜 학생입니다. 이젠 한국어교실에 나오지 않아도 될 만큼 실력이 뛰어나지만, 회사에서 공장장의 위치에 있어서 그런지 아직도 한국어가 부족하다며 일요일마다 열심히 나와서 공부를 합니다. 그래서 봄학기때는 쟁쟁한 학생들을 물리치고 반에서 제일 우수한 학생에게 수여하는 우등상을 받았습니다.
돌잔치에는 한국어교실 전․현직 선생님들과 같은 반에서 함께 공부한 베트남 학생들과 함께 총 10명이 함께 갔습니다. 그동안 핸드폰 사진으로만 보았던 수함을 돌잔치에서 직접 보니 한국어 선생님들의 감탄사처럼 제2의 닉쿤이 될 충분한 외모와 의젓함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수함은 아침부터 사람들의 축하를 받느라 피곤할텐데 울거나 칭얼거리지 않고 손님들에게 환한 웃음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돌잡이 상에는 연예인을 상징하는 마이크, 재물과 복을 상징하는 쌀, 장수를 상징하는 실과 돈, 연필이 놓여졌습니다. 수함은 엄마의 바람인 돈과 한국어 선생님들의 바람인 마이크를 뒤로하고 고민을 거듭하더니 쌀을 선택하였습니다. 재물과 복을 한꺼번에 얻겠다는 수함은 머리도 똑똑한게 아닐까 하는 놀라움이 들었습니다.^^
수함의 돌잔치에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비롯한 외갓집 친척들과 수니씨의 한국인 동료들과 수함의 엄마 친구로 보이는 손님들이 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어교실 선생님들과 학생들, 멀리 방글라데시에서부터 인연을 맺어온 친구들과 가족들 등 많은 손님들이 왔습니다. 돌잔치를 찍는 사진기사 앞에서 카메라를 향해 때로는 한국말로, 때로는 방글라데시 말로 모두들 수함의 앞날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수함의 엄마와 아빠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방글라데시에서 할머니가 건너와 수함을 돌보고 계십니다. 한국생활 적응하느라, 아기 돌보느라 힘들텐데도 손자가 예뻐서 그런지 할머니는 표정도 아주 밝고 한국음식도 잘 드셨습니다. 수함의 할머니와 외조부모님들은 한 식탁에서 식사하시면서 짧은 단어로나마 음식을 설명해주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좋아보였습니다.
수함의 아빠는 돌잔치를 하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한국의 돌잔치의 손님이 아빠의 친척이나 친구인데 자기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손님이 없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함엄마가 돌잔치를 하지 말자고 하였는데 수함을 한국아이들과 똑같이 돌잔치를 해주고 싶어서 자신이 강행하였다고 합니다. 돌잔치를 했던 뷔페식당에는 수함 외에도 3명의 돌잔치와 회갑잔치가 함께 열렸는데, 소심함이 발동한 수니씨는 50여석밖에 예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00명이 넘는 손님이 와서 늦게 온 손님들은 결국 옆의 한가한 회갑잔치 자리를 차지하고 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니씨가 한국생활에 적응하고, 많은 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예쁜 아이의 돌잔치를 치루기까지는 많은 고난과 노력이 있었을 것입니다. 수함이 태어난 이후에는 한국어교실의 결석이 잦아졌지만, 그래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수니씨는 한국어교실에 나와서 열심히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수함에게 방글라데시를 보여주기 위해 올해 말에는 1달 휴가를 받아 온 가족이 방글라데시를 여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한국의 이주민들이 노력한 만큼 대우를 받아 수니씨처럼 행복한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