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허가제 도입이 지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무산되었다. 이로 인해 8월로 설정된 강제추방시한에 들어가면 산업현장이 대 혼란에 빠질 위험이 충분히 예상된다. 법무부에서는 고용허가제 도입을 전제로 강제추방시한을 연장했는데, 이제 불법체류자 대책을 고심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래서 법무부 장관 주재로 관계자들을 초청하여 다양한 의견을 수립하였다.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를 모두 추방하자니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들의 인력난이 심각해질 것이고, 그렇다고 또다시 체류기한을 연장하자니 국가의 권위가 무너지고 또한 언제 국회에서 법이 제정될지 알 수 없고, 그래서 합당한 대안이 제시되지 못했다.
어느 때보다도 새로운 외국인력제도 개선법안 마련에 대한 요구가 높았던 노무현정권에서 세 번의 국회를 거치면서도 입법이 무산된 이유는 거대야당인 한나라당의 완강한 거부 때문이다. 사실상 무대책이나 다름없는 결정을 내린 한나라당의 행태는 국정을 함께 책임져야 할 거대야당으로서 당리당략에 따라 국정을 처리한다는 비난을 멸할 수 없을뿐더러, 고용허가제 도입거부를 통해 현 정부가 난처한 입장에 처하도록 하는 정치적 공세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또한 6월 16일에 있었던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내세우며 공청회까지 거친 법안의 입법절차를 진행하기를 거부한 한나라당의 의원들이 보인 태도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한나라당은 지난 번 대선 시 이회창 후보가 고용허가제 도입을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다. 불과 반 년 전에 내세웠던 공약을 언제 그렇게 했느냐 하는 식으로 “고용허가제로 외국인인권과 우리 경제와 맞바꾸겠다는 것이냐”(H의원)는 발언이나 “고용허가제를 실시하면 송출비리가 근절되는지를 중기협(산업연수생 송출과 관련한 뇌물수수로 고위간부들이 줄줄이 구속된 곳이 바로 중기협이다.)과 함께 현지조사를 하라”(C의원)는 등의 발언으로 비인권적 사고와 무지함, 몰상식을 거침없이 드러내었다.  대부분의 소속 환경의원들은 사석에서는 고용허가제 도입을 찬성한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국회논의에서 이렇게 완강히 거부하는 것은 아마도 대선공약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취하는 이중작전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산업기술연수제는 이미 도입 초기부터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국내외에서 드높았었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은 인권탄압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두 번이나 산업연수제가 인권을 유린하기 때문에 폐지할 것을 권고하였다. 실상 국회에서의 입법시도만 해도 이번이 세 번째이다. 1966년 민주당인 방용석의원은 물론이고 한나라당 의원인 이재오의원도 의원입법을 청원했었다. 그 때도 법안심사원회까지 안건이 넘어갔으나 더 이상 논의가 없어 자동 폐기되었다. 현재도 외국인이주노동자 지원단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민변에서 각각 외국인력도입에 관련된 입법을 청원한 상태이다. 그런데도 이번에 정부에서 보충한 이재정의원안을 법안심사워원회에 넘겨 구체적인 심사도 해보지 않고 거절하는 한나라당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적어도 한 나라의 거대야당으로서 책임있는 태도는 지난 2월에 국회에 법안이 상정되었을 때, 그리고 4월에 대체토론과 질의를 거쳤을 때, 이에 대한 공식적인 대안을 미리 준비했어야 한다. 그래서 처벌을 각오하고 불법체류자를 쓸 수밖에 없는 16만여 중소기업주들의 희망에 부응하고, 인권침해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대한민국의 실추된 대외이미지를 개선하고, 대다수 선량한 한국국민들이 나쁜 제도 때문에 나쁜 국민들로 오인되고 있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도록 대처했어야 한다.  
당대표 경선으로 국회를 비우고 있는 한나라당에게 마지막 호소를 한다. 이제 당대표들은 외국인력의 합법적 도입에 대한 자신들의 정책을 밝혀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당대표 체제하에서 당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외국인력정책에 따라 책임있게 법안을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7-8월에 임시국회를 소집해서라도 9월 초 인력대란이 오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