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력제도 일원화라는 명목으로 인해 운영체계를 개악해서는 안 된다.

   노동부는 지난 11월 17일 제 6차 외국인력고용위원회를 열고 ‘07년 외국인력제도 일원화 관련 고용허가제 세부 업무추진 방안을 협의하였다. 이날 위원회에서 노동부가 현행 운영체계 개선방향으로 제시한 것은, 외국인 노동자의 국내도입창구는 현행 고용허가제 대행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 일원화하고 산업연수제를 운영해온 연수추천단체를 대행기관으로 추가 지정․운영하며, 송출비리 방지,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보호 등 고용허가제의 기본적 취지를 고려하여 연수추천단체는 국내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도입 및 관리와 관련한 사용자의 업무대행, 외국인 노동자의 취업교육 등을 수행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날 논의가 과연 현행 고용허가제의 운영체계 개선방안인지 심히 의심스럽다. 오히려 과거에 고용허가제를 도입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회적 문제들을 다시 고용허가제란 틀로 야기할 수 있도록 개악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이번 주에 열리는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이러한 외국인력고용위원회의 제안을 확정하기 전에 이에 대해 좀더 근본적인 검토를 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우려 사항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번 안건은 현재 고용허가제 하에서 이런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들의 부족한 점이나 잘못들에 대해 개선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산업연수제를 고용허가제로 일원화하면서 그동안 이 업무를 담당해왔던 연수추천단체에 대한 배려차원에서 제기되었다는 점에서 문제의 근원이 있다고 본다. 정부는 2004년 8월 17일 고용허가제 실시 이후에도 산업연수제를 병행 실시하여 왔으나 산업연수제가 여전히 편법적 인력활용, 인권침해 및 송출비리, 연수생 이탈 등으로  산업연수제의 폐지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2005년 7월 27일 제 3차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외국인력도입을 고용허가제로 일원화하기로 확정 발표하였다. 2007년 1월 이후 외국인력 도입을 고용허가제에로의 일원화를 앞두고 그동안 이러한 연수추천단체의 강력한 로비활동으로 2005년 12월 13일 국무조정실 주재 하에 열린 관계부처회의에서 기존 연수추천단체도 일부 대행업무에 참여토록 결정되었고, 2006년 2월 이후 관계부처 회의를 거쳐 2006년 8월 8일 국무조정실은 그간의 실무회의 결과 등을 기초로 대행기관 운영방안을 제시하였다고 한다.

   먼저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야 할 것은 절차상의 문제로서 국무조정실의 월권행위이다. 국무조정실은 각 부서에서 서로 조정이 되지 않는 것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외국인력 도입에 대한 업무는 노동부의 고유권한으로서 노동부가 일단 정책 방향이나 기본 계획을 세우고 이에 대해 다른 부처에서 협력이 어렵다고 판단된 경우 노동부에서 국무조정실에 의뢰하여 조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노동부에서는 국무조정실에 조정을 의뢰하기 전에 일단 이 문제에 대해 외국인력고용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이번 일련의 과정, 즉 외국인력고용위원회에서 논의하지도 않았고, 노동부에서 조정의뢰를 하지 않았는데도 국무조정실에서 일방적으로 조정하거나 국무조정실에서 조정한 것을 왜 외국인력고용위원회에서 변경하느냐 하는 식의 발언은 외국인력고용위원회를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사고방식이 아닐 수 없다고 본다. 노동부에서 조정을 의뢰하지도 않은 것을 일방적으로 조정한 행위나 또는 국무조정실에서 임의로 조정한 것을 고용위원회에서 재론할 수 없다는 식의 태도는 고쳐져야 한다고 본다. 이날 외국인력고용위원회에서 논의된 것도 상위기관인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이견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사전에 국무조정실에서 일방적인 조정은 정상적인 방식은 아니라고 본다.
  
   이날 논의의 핵심은 산업연수제 연수추천단체를 고용허가제의 대행기관으로 추가 지정하는 문제였다. 현행 고용허가제에서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대행업무를 전담하도록 되어 있고 그 이외에도 비영리 법인이나 또는 단체의 경우에는 노동부장관이 인적․물적 능력을 고려하여 대행기관으로 지정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현행 산업연수생 연수추천단체를 대상으로 노동부장관이 인적․ 물적 능력에 따른 대행범위를 정하여 고용허가제 대핵기관으로 추가 지정할 수 있다. 그런데 산업인력공단이 그동안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송출비리, 인권유린 등 고용허가제의 도입계기를 제공하였고, 고용허가제 도입을 반대하였던 연수추천단체를 고용허가제의 대행기관으로 선정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기 어려운 제안이다. 이 날 대부분의 공익기관의 위원들은 이러한 추가지정 방안에 대해 전면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였다. 물론 산업연수제의 고용허가제로의 일원화됨으로 인해 현재 산업인력공단의 업무폭주, 기존 산업연수생 기관들의 활용 등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인력이나 자원으로 산업인력공단으로 흡수하면 되는 것이라고 본다. 대행기관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칭) 대행기관 평가위원회 구성 등 대행기관에 대한 평가 및 제재에 관한 근거를 신설한다고는 하나 외국인력고용위원회와 마찬가지로 그 평가위원회의 실효성을 신뢰하기는 쉽지 않다.

   다음으로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취업교육 실시방안 문제였다. 이날 노동부에서는 고용허가제에로의 일원화 이후 취업교육 대상 확대, 사용자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 제공 등을 고려하여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총괄계획 하에 대행기관의 참여를 허용하도록 하고 국가별 취업교육의 특화, 취업교육 내실화에 따른 기관별 과다한 비용 소요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취업교육 기관별로 국가를 할당하여 취업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노동부의 제안에 대해 일부 위원들은 자유로운 경쟁체제를 주장하고 언어보다는 실제 작업현장에서 필요한 산업별 특성에 따른 전문적인 취업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실제 현재 실시되고 있는 교육이 며칠 동안의 단기간 교육이라는 점, 그리고 외국인이 한국어 언어 불통의 현실을 고려할 때 오히려 취업교육이라기보다는 한국 적응을 위한 교육이라는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중시해야 한다고 본다. 연수추천단체가 이러한 교육을 담당할 경우 현재처럼 노동법, 산재 등 이주노동자에게 필요한 교육보다는 사업주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도록 교육을 시키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그러한 교육이 되지 않도록 교과과정이나 교수내용 등에 대한 정확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세 번째로 중요한 안건은 외국인 노동자 사후관리 및 사후관리비 징수에 대한 안건이었다. 고용허가제 하에서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사후관리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수행하게 되어 있다. 여기에서 사후관리란 용어를 정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후관리란 일반적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배치 후 발생하는 각종 업무 지원을 뜻하는데, 구체적으로 사업주의 각종 신청․신고 대행, 통역지원, 노동자 및 사용자의 각종 상담 및 처리지원, 노동자 조기 출국 일부 지원 등을 의미한다. 노동부에서는 이러한 사후관리 업무에 있어서 산업인력공단 이외의 대행기관도 이러한 사후관리업무를 수행하되, 원칙적으로 사용자를 대행하는 성격의 업무에 국한하기로 하였다. 특히 고충처리 및 인권문제 등 공공성․공정성이 필요한 업무는 노동부, 법무부 등 소관부처에서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만약 기존의 국가기관에서 이러한 업무가 과다하면 이에 필요한 인력 및 인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면 충분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수추천단체들은 그동안 산업연수제 하에서 각국 민간송출업체의 국내지사에서 사후관리를 수행하도록 하면서 사업주(3년 동안 24만원)와 근로자(월 2만 4천원)에게 각기 사후관리비를 징수하였던 것을 근거로 사후관리비 징수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산업연수제 하에서 사후관리업체들이 한 일은 고용업체 변경 외에는 거의 하지 않았다. 이러한 고용업체 변경도 고용허가제하에서는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에서 하게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입국대행료와 취업교육료 외에 무엇 때문에 별도의 사후관리비를 요청하는 지 납득되지 않는다. 업주의 불편을 해소하는 사후관리라면 그것이 필요한 사업주에게만 사후관리비를 받으면 될 것이고 그 밖에는 사업주의 의사를 반영하는 대행기관들이 사후관리를 할 특별한 내용이 없다고 본다.

   외국인력제도는 국가의 인력을 관리하는 기본적인 틀을 짜는 것이다. 그런 중차대한 업무를 기존의 이권과 관행으로 인해 잘못 틀을 짜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산업연수생제도의 고용허가제 일원화를 앞두고 이권다툼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는 정책으로 개악을 해서는 안 된다. 기존의 연수추천업체들이 대행기관으로 선정되기 위해 로비를 하기에 앞서 먼저 해야 될 것은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이에 근거한 새로운 탈바꿈이라고 본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편법적 인력활용, 인권침해 및 송출비리라는 오명을 벗어나고 다른 공익단체들로부터 이주노동자와 관련된 업무를 효율적으로 담당할 수 있다는 신뢰를 구축하기를 바란다. 그런 다음에 고용허가제 대행기관으로 신청하여 선정되는 것이 상식이라고 본다.